별들의 들판 공지영 지음
책소개
「봉순이 언니」의 작가 공지영이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완성한 5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완성한 여섯 편의 연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렵지만 사랑해야 했던 사람들의 뜨거운 열정과 빛나는 순간들, 슬픔과 용서의 기억들이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속도감 있는 문체로 펼쳐진다.
베를린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하여 작가는 가정폭력으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여성에서부터 ‘5월 광주’로 표상되는 역사적 현장에 온몸을 던진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빈 들의 속삭임―베를린 사람들1>은 전남편이 양육하고 있는 아이를 만나려고 베를린에서 뉴질랜드까지 먼 여행을 떠나온 최유정이라는 여인의 이야기다. 그녀는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와 헤어져 독일로 떠나 그곳에서 독일인과 결혼하고 내과의가 되었다. 남편의 폭력에 저항하여 이혼을 선택한 최유정은 자신이 살아가기 위해 결단을 했지만 엄마로서는 아이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한다. 실어증에 걸린 아이를 만나는 절절한 순간이 주인공 내면의 움직임과 함께 섬세하게 그려졌다.
<별들의 들판―베를린 사람들6>은 표제작이며 여기 실린 연작 중 가장 분량이 긴 중편이다. 여주인공 수연은 아버지를 여의고 실연의 상처까지 안고 베를린으로 온다. 죽은 어머니의 흔적과 쌍둥이 여동생 나연을 찾기 위해서이다. 수연은 얼마 전까지 어머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아버지가 왜 어머니와 헤어졌고 어떤 사연으로 죽을 때까지 만날 수 없었는지 알지 못했고, 자기에게 쌍둥이 형제가 있다는 사실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다. 수연은 어머니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어머니 명숙이 자유분방한 기질의 소유자로서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의지를 잃지 않고 자기의 인생을 관철해간 여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딸을 사랑하고 가족을 아꼈지만 질곡 많은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던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고 그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임으로써 수연은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작지만 단단한 힘을 얻는다.
지은이 소개
공지영 -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영문과 졸업했고, 1988년 계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장편소설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 『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시작』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착한 여자』 『봉순이 언니』, 산문집 『상처 없는 영혼』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등을 출간했다.